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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xygen media와 Coca-cola

낯설게 들리지만 왠지 알아야 할 것 같은 이 단어,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위력은 이미 여러 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온라인 마케팅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자사의 웹사이트에 음성, 비디오, 음악, 텍스트 등을 통해 개인의 이야기를 올리게 함으로써 고객들로부터 직접 브랜드의 이미지를 창출해내게 하고 있다.
미국의 3대 여성 사이트(Women.com Networks, iVillage, Oxygen Media) 중 하나로서 여성전문 케이블TV 및 인터넷 기업인 옥시전 미디어는 웹사이트에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코너를 마련해서 다이어트 악몽에서부터 첫 데이트 경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디지털 작품으로 올리게 하고 있다. 바바라 와그너(Barbara Wagner)라는 여성이 플래쉬 작업으로 초콜렛 때문에 응급실에 실려 갔던 생생한 장면을 올린 후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이트에 몰려들었고, 수천통의 이메일을 받기도 했다. 작년에 출범한 이 회사는 이 코너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http://www.oxygen.com/ourstories/)
웹사이트에서만 디지털 이야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코카콜라 애틀란타 본사의 디지털 스토리텔링 전시장에서도 인디애나주의 가정주부인 이리스 벨(Iris Bell)이 코카콜라병과 관련되어 2차대전 중 아버지가 경험한 행운에 대해 쓴 이야기를 전시하고 있다. (http://www.businessweek.com/)

 (2) 엽기토끼와 디지털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링이란 단어는 문자 그대로 이야기하기이다. 여기에 디지털이란 말이 붙었다. 쉽게 말하자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라 보면 된다. 낯선 단어 같지만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미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접하고 우리 스스로도 그것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예를 들어 보자.
엽기토끼라는 애칭으로 더욱 유명해진 ‘마시마로 숲 이야기’는 잘 알 것이다. 이 엽기토끼 캐릭터 상품은 디지털 기술과 스토리텔링이 절묘하게 만나 성공을 거둔 아주 훌륭한 모범 사례라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 일일까? 이름 모를 대학생이 플래쉬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인터넷 만화 사이트에 올렸고, 시대적인 분위기에 맞아떨어진 엽기적 스토리텔링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급기야는 오프라인 캐릭터 상품이 되었다. 이 인형은 지금 없어서 못 팔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http://www.mashimaro.co.kr)
광고에서의 스토리텔링 예는 수도 없이 많다.
그 중 최근의 예로 삼성전자의 ‘또 하나의
가족 디지털, 포장마차편’을 들 수 있다.
가족간에 일어나는 일상적 스토리를 담아 디지털 매체가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http://www.cfbest.com/)
인터넷의 각종 사이트에 있는 게시판을 보자.
우리는 게시판에서 여러 다양한 사람들의 글을
읽고, 글을 올리기도 한다.
우리의 글 올리기도 일종의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다.
나중에 더 자세히 얘기하겠지만, 우리는 이미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통해 인터랙션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3)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정의

자 이제 이 단어의 사전적인 정의를 살펴보자.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정의하기 앞서 스토리텔링에 대해 먼저 얘기해야 할 것 같다.
미국 영어교사 위원회(National Council of Teachers of English)에서는 스토리텔링을 음성(voice)과 행위(gesture)를 통해 청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대개 스토리텔러들은 이 단어를 이야기를 말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듣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청자간의 인터랙티브한 과정이라 말한다.
셜리 레인즈(Shirly Raines, 스토리텔러)는 이야기(story), 청자(listener), 화자(teller)가 존재하고, 청자가 화자의 이야기에 참여하는 이벤트라고 정의한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란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양한 매체 즉, 디지털 영상, 텍스트, 음성, 사운드, 음악, 비디오, 애니매이션을 통해 서로 공유하는 과정(Floyd)이다. 따라서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이야기를 멀티미디어 작업으로 전환해서 보는 사람의 관심을 끌어내고 정서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디지털 스토리텔러란 과거 스토리텔링 기술을 새롭고 강력한 멀티미디어 기술과 조합하는 예술가나 작가들을 말한다.(Harden)
이들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HTML로 텍스트를, 매크로미디어의 디렉터로 애니매이션 프로그래밍을, 어도비 프리미어로 디지털 영화를 만든다.(Hitchcock)
U.C. 버클리 대학의 디지털 스토리텔링 센터(http://www.storycenter.org)의 공동창립자인 조셉 램버트(Joseph Lambert, http://www.storycenter.org/joebio.html))에 따르면,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오래된 이야기 기술을 새로운 미디어에 끌어들여 변화하고 있는 현재의 삶에 맞게 가치있는 이야기들로 맞춰가고자 하는 생각이라고 말한다.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은 스크린 위에 만들어진 최신의 기술과 효과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이다. 결국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역사적 근거가 있는 훌륭한 스토리텔링 기술을 인간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과 새로운 디지털 도구의 잠재력을 얼마나 섬세하게 파악하는 것 사이의 균형이라 말할 수 있다.

(4) 홍가이 박사 칼럼(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약력
미시간 대학교 수학, 물리학 전공
이태리 우르비노 대학 기호언어학 전공
MIT대 철학박사
록펠러대학 특별연구원
프린스톤, 캠브릿지, MIT 대학 교수
SIAT USA director


저서
Philosophical Portrait of an Artist: the case of Nijinsky/I am Hibakusa /Unappeased/Nostoi/
Children of Confucius & Pacific Jerusalem /
Modern Art and Cultural Criticism /Modern Culture: Critique

(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대해서 )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란 사실 간단하게 정의할 수 있다. 디지털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이야기 전개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왜 중요할까?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전문가들이나 언론에서는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그것은 순전히 사업적인 차원에서의 이유이다. 그러나, 사실 지금 논의가 되고 있지 않은 두 번째 이유인 교육, 사회, 문화적인 차원은 훨씬 더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되어, 반드시 논의되어야만 한다. 여기서는, 이 두 가지에 대해 동등한 비준으로 다루어 보겠다.

첫번째, 사업적 측면에서의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새롭게 등장한 디지털 매체 속에서는
어떤 식의 이야기전개가 가장 자연스러워서 소비자/관객/청중의 호응을 받을 것이냐라는 질문
으로 귀착된다.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서, 인간들은 이런 질문을 해야만 했다. 구텐베르그의 발견으로 시작된 인쇄 매체를 이용하여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문법을 정착시키는데는 거의 반세기 이상이 걸렸다. 또 무성영화를 이용한 이야기 전개에 영화 제작자와 관중이 다같이 능숙해졌을 때, 유성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가 가능해졌지만, 유성영화에 걸맞은 새로운 스토리텔링 기법를 마련하여 발전시키는데는 또 최소한 몇 십년이 걸렸다.

이제, 디지털 컴퓨터를 플랫폼으로 한 소프트웨어 테크놀로지 멀티이디어라는 종합적인 새로운 매체가 나타났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 새로운 디지털 매체에 걸맞는 이야기전개의 기법이 완성되기까지는 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것은, 요즈음 나오는 컴퓨터 비디오 게임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픽스나 입체 음향 등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정작 액션을 이끄는 이야기의 플롯 전개는 유치한 것들이 거의 전부이다. 누구든지, 먼저 이 새로운 매체 속에서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완성시켜, 이 마술 같은 매체에 가장 걸맞는 컨텐츠를 제작해 낸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이 분야의 사업적 측면에서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헐리우드가 상업영화의 선두주자가 된 것이, 영화라는 상업매체에 걸맞는 스토리텔링을 가장 능숙하게 구사하는 작품들을 제작하는 공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차원에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 매년간 몇 십조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컴퓨터게임산업이나 극장용 상업영화시장, 애니메이션 등에서 굉장한 디지털 컨텐츠의 수요가 있다. 그러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는 아직도 초창기로서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한국은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과거에 국내 반도체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책적인 차원에서 투자했던 것처럼, 디지털 스로리텔링에 대한 투자를 통해 오히려 더 큰 세계시장을 노려야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것은 창의적인 인력개발차원에서의 투자이지, 반도체처럼, 돈만 갖고, 외국의 기술을 사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사업적으로는 아직 시장이 형성된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차원에서의 디지털 스로리텔링의 중요성이다. 첫 번째가 전문가들이 상업적으로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해서 디지털 문화사업을 만들자는 것이라면, 두 번째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스토리텔링이다. 우선 스토리텔링은 소설가, 극작가, 방송작가 같은 전문가들이나 하는 전문 분야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모든 인간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일상생활에서 이것을 실천하고 있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바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산다는 것이다. 즉, 인간은 누구나 이야기를 주고 받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인 존재이다. 친구에게 돈을 꾸어 달라고 할 때도,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냥 무조건 "돈 만원만 빌려 줘!” 라고 말하지 않는다. 갑자기 돈 만원이 필요하게 되었고, 왜 자기에게 오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일상생활에서의 조그만 스토리텔링이다. 사실 그 설명은 거짓말이라도 좋다. 거짓말일지라도 그런 설명을 한다는 것이 오히려 그 상대를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제스쳐라고 볼 수 있다. 결국은 행복한 가정이란 어떻게 그 구성원들이 서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사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많지만, 지면의 제약상으로 이런 일반적인 스토리텔링의 다른 측면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기로 하자.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이야기하는 것을 어떤 매체 속에서의 이야기 잘하는 것으로 국한하는 경향이 있다. 즉, 구두로 말을 잘한다든지, 글을 잘 쓴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즉, 어떤 특정 매체 속에서의 이야기 풀기를 선호하고 더 점수를 준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야기 전개는 반드시 어떤 언어 속에서의 구두나 문자로서의 전개를 항상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야기는 그림으로도 또는 몸의 제스쳐만으로도 가능한 것이다. 반드시 어떤 특정한 이야기 전개의 매체가 우월한 것이 아니다. 또 문자적인 매체나 구두언어의 매체의 경우, 그 사람의 교육이나 출신 성분이 결정적인 영향을 구사하기 때문에, 그런 매체 속에서의 우수한 이야기 전개만 우수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디지털 미디어는 만인에게 공평한 이야기전개의 매체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단히 종합적인 매체로서, 디지털 미디어는 각자의 장단점에 따라, 그 종합적 매체 운용의 특성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멀티미디어는 언어적, 그것도 구두와 문자적인 차원 동시에, 시각적, 청각적인 차원에 동적인 애니메이션을 통한 제스쳐까지 동원할 수 있는 것이어서, 어떤 누구의 장단점도 모두 보완되고 부각되어, 디지털 스토리텔러가 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누구나 스토리텔링을 하며 살게끔 생명공학적으로, 존재론적으로 디자인되어 태어났기 때문에, 누가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다만, 어떤 사람은 어떤 특정 매체(구두로, 글로 또는 시각적인 부호로, 또는 음악으로)를 통해 자기 이야기를 더 잘 푼다는 것 뿐이다.

사실 정보화 사회에서 앞에서 다룬 두 가지의 스토리텔링(일반 개인차원에서와 사업적인 전문가적인 차원에서의)은 서로 상반되는 사회, 문화적인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 미국같은 소위 말하는 후기 소비산업사회에서의 사회 문제는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도, 그 구성원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텔레비젼을 보면서 거기에 나오는 드라마의 이야기 전개에나 빠져있다는 것이다. 즉,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진정한 공동사회가 형성되는 것인데, 전문가들이 산업적인 측면에서 디지털미디어를 이용한 이머션 엔터테인먼트(immersion entertainment)를 제작해 소비자에게 제공하여, 인간과 인간들의 작은 자기들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형성되는 유대감을 점점 약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즉, 그런 산업적인 차원의 스토리텔링은 인간사회의 유대감을 약하게 하여, 많은 사회문제를 초래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니, 이미 그런 증세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2,3년 동안, 미국의 중, 고등학교에서는 몇 십 차례에 걸쳐 총기 난사 사건들이 있었다. 최근 뉴스위크에 의하면, 사상자가 나기 전에 마무리된 사건까지 합치면, 그런 사건들이 거의 일반화되어 가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도, 어린아이들이 자기의 주위 환경(가정, 학교, 이웃)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감정으로부터, 가정에서, 학교의 친구들로부터, 즉 사회에서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부모, 자매와 학교 친구, 선생들과 이웃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사는 것이 아니라, 게임방에 가서 매일 컴퓨터게임이나 비디오 게임에 빠져 놀기나 한다는 것이다. 즉,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산업체에서는 개인과 개인들의 스토리텔링을 통한 유대 증대에 이바지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마약처럼 몇 십 시간이고 디지털 게임에 빠져 사회에서 이탈된 삶을 사는 인간들을 양산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이유만으로도, 앞으로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개인의 이야기 전개의 도구가 되어, 마약적인 응용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의 유대를 높일 수 있고, 지가 표현을 통한 자기 발견의 도구로 이양할 수 있도록 교육적인 차원의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지금 같은 후기 소비산업사회에서는 모든 면에서 이윤창출이 우선시됨으로, 교육적인 차원에서의 기술 발전이 항상 도외시되고, 재단이나 산업체에서의 후원이 별로 없는 안타까운 실정이지만, 이것은 앞으로 우리가 꼭 해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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