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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왜 구글을 주목해야 하는가?

chauchau0 2005. 11. 17. 16:25
구글의 기업공개(IPO)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신화가 사라진 땅에 새 신화가 섰다. 구글은 1998년 7월에 출발했다. 단짝 친구의 의기 투합, 신용카드와 지인들이 모아준 돈, 허름한 차고 등 흔히 보던 벤처 창업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6년 후...
 
성공적인 IPO

하지만 정말 놀라운 건 구글의 외적인 성공이 아니다. 사람들이 구글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이다.
 
『퍼미션 마케팅』,『보랏빛 소가 온다』로 유명한 마케팅 전문가 세스 고딘 Seth Gordin이 뉴욕의 한 그린마켓에 들렸다. 그런데 처음 보는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그가 입은 구글 티셔츠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먼저 다가와서 자신이 얼마나 구글을 사랑하는지 말해주었다. 토마토를 팔던 여자는 그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구글이 내 인생을 더 멋지게 만들었어요. 지금까지 내가 몰랐던 세상을 알려줬죠. 구글은 내 친구랍니다. 아니... 가장 좋은 친구죠."
 
스피드 011을 이용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011을 가장 좋은 친구라고 말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네이버는? 국민은행은? 역시 잘 모르겠다.
 
하지만 구글은 어떤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친구다! 구글로 만든 조롱 폭탄(Google Bomb)에 통쾌해 하고, 구글에 자신의 웹페이지가 먼저 나오면 춤을 춘다(Google Dance). 호텔 지배인은 유명인사를 맞기 전에 구글로 고객을 취향을 살펴본다(to google).
"I googled it!" 하면 "인터넷에서 찾아봤어!" 가 된다. 구글은 영어권 정보의 입구를 점령했다. 하지만 PC의 입구를 장악한 MS처럼 비난 받는게 아니라 도리어 사랑을 받고 있다. 2003년 미국 국가고객만족도(ASCI)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우리는 구글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에서 잘나가는 서비스에 주목하자는게 아니다. 회사나 IPO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다.
 
무엇이 오늘의 구글을 만들었는가?

무엇이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았는가?

바로 ‘그 무엇(That Something)’에 주목해야 한다.
닷컴은 아직도 신화의 땅인가? 혹시 이제 클릭(Click) 대신 벽돌 쌓기(Mortar)에만 더 매달리지 않는가? 규모의 경제, 자본의 논리에 더 의지하고 있는 건 아닌가? M&A가 혁신을 대신하고, 사용자 숫자가 모방을 혁신처럼 포장해 주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가? 물론 거품은 마땅히 사라졌어야 했다.
 
또한 혁신만으로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다. 혁신된 "시스템"이 세상을 바꾼다. 혁신은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는 싸이월드와 오버추어 코리아의 성공에서 혁신 위에 있는 자본과 시스템의 힘을 본다.
 
이의는 없지만 어딘가 허전하다. 누군가 "M&A할 자금은 있는데 M&A할 대상이 없다"며 답답해 한다. 시스템이 큰 소리를 치는 지금, 혁신과 모험 자체는 어디로 갔는가? 시스템 없는 혁신은 몽상이지만 혁신 없는 시스템은 예고된 죽음 아닌가?
그래서 지금 구글을 본다. 시스템과는 다른 길로 여기까지 왔기 때문이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가장 인터넷 답게 하기 때문이다.
 
광고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을 장악했다.
 
확장에 목숨 걸지 않았다. 하지만 MS가 경계하고 『뉴욕 타임스』가 시비 거는 거인이 되었다.
사람들이 리더십을 연구할 때 흔히 빠지는 오류는 "리더는 어떻게 한다"만 보는 것이다. 성공한 리더의 "지금" 모습만을 보는 것이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리더가 되었는가?", "리더가 되기 전에 어떻게 했는가?"이다. 리더가 만든 원칙이 아니라 리더를 만든 원칙을 배워야 한다.
 
"구글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구글에서" 배워야 한다. 역사를 배우는 사람 보다 역사에서 배우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 누군가 단순한 검색창 하나를 들고 나온다고 해서 검색 시장을 평정하지는 못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미국과 시장 상황도 다르다. 구글의 모습만으로 성공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구글에서" 배운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상황은 달라도 사람의 마음은 같다. 검색엔진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같다.
 
앞으로 몇 주동안 구글에서 배우는 시간을 가져 볼 것이다. 구글의 서비스가 아니라 구글을 만든 "그 무엇"을 생각해볼 것이다. 구글이 지켜온 원칙, 전략, 변화의 방법 등을 볼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나라에서 구글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다.
 
좁게는 바람직한 검색엔진의 방향이고 넓게는 인터넷 서비스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이도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저 인터넷과 검색엔진을 아끼는 어떤 사람의 충고 쯤으로 편하게 들어도 좋다.
 
● 구글에서 배우는 인터넷 성공의 원칙
 
만약 여러분이 엔젤 투자가라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누군가 "통닭집"을 하겠다며 투자를 해달라고 하면 뭐라고 할 것인가? 아마도 고개를 저으며 돌려보낼 것이다.
"통닭집? 골목마다 흔한 그 통닭집? 프랜차이즈가 몇 개이고, 독립적인 가게가 또 몇 개인인데...통닭집을 한다고?"
 
역시 사업은 언제나 새롭고 쿨한 아이템으로 해야하는 걸까?
1991년. 경북 구미시에 작은 통닭집이 하나 생겼다. 택시 기사였던 권 사장은 셋방에 들어갔던 돈까지 모두 털어서 3,000만원으로 가게를 차렸다. 대구시에 가게를 내고 싶었지만 비싸서 구미를 택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장사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그는 새로운 소스 개발에 매달렸다. 이전까지 통닭은 후라이드와 양념 두 가지였다. 그는 마늘과 간장을 이용한 소스를 개발했다. 또한 별로 인기없던 닭 날개를 가지고 새로운 메뉴도 개발했다. 새로운 소스와 메뉴로 무장한 통닭은 입소문을 타고 엄청나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4년. 그 작은 통닭집은 전국에 1,000개가 넘는 체인점을 거느린 큰 회사가 되었다. 작년 매출액은 2,500억원에 이른다.
 
유명한 "교촌치킨"과 창업자 권원강 사장의 이야기다. 이 회사는 조류 독감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폐업률 0%를 기록하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
 
통닭집은 흔하다. 하지만 독특한 통닭집에게는 새로운 길이 있었다. 간장소스와 닭 날개는 흔한 곳에 있는 새로운 길이었다. 해아래 새것은 없다. 100% 새로운 아이템도 없다. 오직 새로운 초점과 새로운 편집 만이 있을 뿐이다.
 
구글이 출발하던 1998년은 어땠는가? 시장에는 이미 야후, 라이코스, 알타비스타, 핫봇, 잉크토미 같은 쟁쟁한 업체들이 검색엔진이라는 브랜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구글은 검색엔진을 들고 나왔다. 그들에게는 어떤 무기가 있었는가? 어떻게 했길래 "그 흔한" 검색엔진들 사이에서 성공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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