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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인화씨 게임스토리 제작자로 변신

 

'길드 워’의 캐릭터들. 왼쪽 위부터 아래로 엘리멘탈리스트, 몽크, 워리어, 그리고 네크로멘서가 된 이인화 씨. 이씨는 “‘길드 워’는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온라인 게임보다 이야기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합성사진)

 

소설가 이인화(39) 씨가 온라인 게임 스토리 제작자로 본격 변신한다.

 

그는 28일 일반에 공개될 대작(大作) 온라인 게임 ‘길드 워’의 스토리 각색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 게임은 ‘리니지’ 제작사인 엔씨소프트가 4년간 100억 원을 들여 만들고 있다. 이 씨가 시나리오를 쓴 또 다른 온라인 게임 ‘셴무(莎木)’ 역시 10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씨는 “1월 엔씨소프트로부터 ‘길드 워’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에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미국 시애틀에 있는 ‘길드 워’ 개발 스튜디오인 아레나넷을 방문해 그간 만들어진 ‘길드 워’의 내용 파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길드 워’는 축제분위기가 가득한 가상왕국 아슈켈론에서 시작한다. 이 왕국이 야수 종족 차르의 침략으로 멸망하자 루릭 왕자는 세계 구원의 대장정에 자원한 영웅들(플레이어)을 이끌고 음모의 배후로 의심되는 크리타 왕국으로 향한다.

 

그는 그간 개발자 자격으로 미리 즐겨 본 ‘길드 워’에 흠뻑 빠져 있는 모습이었다.

 

“이 게임의 모험들은 스케일이 굉장히 큽니다. 스토리가 긴박하면서도 반전을 거듭하지요. 게이머들은 영웅의 캐릭터로 들어와 워리어(전사) 몽크(수도사) 같은 한두 개의 직업을 택하고, 모두 450여 개의 갖가지 스킬(기량)과 크래프트(무기)를 선택해 다양한 생존전략을 쓸 수 있습니다.”

 

원래 이 게임의 스토리 원안은 미국의 팬터지 소설가 제스 로브(28)가 만들었다. 이 씨는 “스토리 전체의 논리성과 게이머들을 이끄는 대의명분, 루릭 왕자와 숨겨진 적대자 킬브론 공작의 캐릭터 등을 손질했다”면서 “한국 회사인 엔씨소프트에 얘기하면 즉각 미국으로 전달돼 반영되는 것이 묘하게 기쁘더라”고 말했다.

 

“원래는 게이머들이 군사훈련소를 거치는 대목이 있었어요. 우리 젊은이들 정서하곤 맞지 않는 것 같아 ‘성인식’을 거치는 것으로 바꾸자고 했어요.”

엔씨소프트가 그를 주목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가 온라인 게임 마니아라는 점이다.

 

“가끔씩 게임을 즐기다 2003년부터는 리니지에 완전히 빠져 42시간 동안 계속한 적도 있어요. 정신과 의사인 아내가 얼마나 걱정을 했으면 게임중독 치료를 받으라고 하더군요.”

그는 “리니지에서 몇 레벨까지 올라갔느냐”고 묻자 “사실대로 말하면 ‘폐인’ 다 됐다고 할걸요”라면서 크게 웃었다.

 

“‘리니지2’의 세계에서는 ‘몽골리안 블루’라는 엘프 종족의 여자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가끔 ‘(몽골리안) 블루님 진짜 여자죠? 채팅하는 걸 보면 다 압니다’라면서 아니라고 해도 선물도 주고 사귀자고 조르는 남자들이 있어요(웃음).”

 

그는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로 있다가 올해부터는 이 대학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로 옮겼다. 이 씨는 “문학 역시 세계화를 거치고 있으며 기존의 활자매체에 머무를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게임을 만들 때 이야기는 살아서 빛나고, 나 자신은 뒤로 사라지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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