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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Tech Story

[펌] 인공지능 이야기

chauchau0 2004. 7. 31. 20:26
 

앨런 튜링을 추모하며... 네이버의 '홍아빵'님 블로그에서 모셔온 블로그. 분량이 상당하지만 읽어두면 상당히 득이 되는 그런 블로그. 

 

 

Artificial Intelligence ( 인공지능 이야기 )

 

 

2000년 전세계적으로 광적으로 유행되었다 사라졌던 테크노 뮤직. 테크노 뮤직을 최근에 생성된 음악의 한 장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 그 원조는 1970년 독일에서 결성된 Kraftwerk 라는 그룹으로부터 시작되었다. 4명의 구성원으로 된 이 그룹은 신세사이져라고 하는 전자장비만으로 음악을 연주하였는데 머리를 반지르르하게 넘기고 무표정한 얼굴에 일렬로 서서 신세사이져를 연주하는 모습은 로봇와 같은 기계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실제로 그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Robot Pop' 이라고 하였는데 건조하게 반복되는 기계음과 정확한 비트가 그러한 느낌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꾸준한 반복음을 듣다보면 묘하게 기분이 상승되는데 바로 그러한 매력이 2000년도에 전세계적으로 테크노 열풍으로 이어졌던 이유인 것 같다.

 

Radio Activity (추천)                   The Robots                    Trans Europe Express

 

 

인공지능의 등장

 

 1997년 5월 11일. 뉴욕에서는 IBM이 개발한 수퍼 컴퓨터 '딥 블루(Deep blue)' 와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Kasparov)'간의 6차전 마지막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딥 블루'는 1초당 2억번의 행마를 검토할 수 있으며, 지난 백년 동안에 개최되었던 주요 체스 대국의 기보가 모두 입력되어 있다. 한편 카스파로프는 스물 두 살에 세계 체스계를 평정한 뒤 13년 동안 국제 대회에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체스계의 황제이다. 5차전까지의 전적은 1승 3무 1패로 무승부. 따라서 6차전은 그 어느 한 쪽도 양보할 수 없는 최후의 한 판 승부였으며, 특히 카스파로프에게는 인간의 자존심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대국 시작 1시간 2분, 불과 19수만에 '게리 카스파로프'는 돌을 던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여 체스판을 뒤엎어 버리는 해프닝을 벌이고 말았다.

 

컴퓨터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되던 지적과제를 수행하는 컴퓨터들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IBM 에서 개발한 체스 컴퓨터 '딥 블루' 를 필두로 하여 완벽하게 정신분열증 환자를 흉내내는 컴퓨터, 심지어는 정신과 의사처럼 환자들을 진찰하고 상담하는 컴퓨터까지 등장하였다. 이러한 컴퓨터의 등장은 드디어 컴퓨터로 인간의 지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인공지능주의자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었으며, 이제는 컴퓨터로 지능뿐 아니라 의식, 감정까지도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원론 그리고 유물론

 

파리의 생 제르맹 궁전 정원에는 수력으로 움직이는 사람크기만한 자동인형 조각상이 하나 있다. 이 자동인형은 궁전 안을 걷는 사람들이 특정한 타일을 밟으면 밸브가 열리며 저수탱크의 물이 파이프를 통해 흘러 들어감으로써 작동을 한다. 데카르트는 1664년 그의 소논문 '인간론' 에서 이것에 대해 기술했다. 그는 사람의 두뇌도 이 자동인형이 작동하는 유사한 원리로 작동한다고 생각했다. 자동인형이 타일에 가해진 압력에 반응하듯 두뇌는 환경의 자극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두뇌에도 자동으로 움직이는 조각인형 안에 있는 것과 같은 파이프와 밸브가 있고. '뇌실'이 바로 저수탱크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두뇌의 밸브를 열고 닫는데 영향을 주는 것은 이성적인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성적인 마음은 저수탱크를 관장하는 기술자와 같아서. 모든 일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지켜보고 때때로 밸브를 열거나 닫기 위해 자동인형의 작동에 직접 개입하듯 간섭하기도 한다고 생각했다. 이성적인 마음의 원천은 당시에는 그 기능이 알려져 있지 않았던 중뇌의 송과샘(Pineal Gland)이라고 믿었다. 즉 그의 기본적인 사상은 두뇌는 궁극적으로 기계이고 이성적인 마음이 별도로 있다는 심신 이원론을 전제로 하고 있다.

 

프랑스의 유물론자 '가상디' 는 한술 더떠서 신체 뿐만 아니라 마음 즉 심리적 과정도 일종의 기계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인공지능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크게 인공적인 기계가 구현하는 기능이 우리 인간의 지능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믿는 약한 인공지능(Weak AI)주의자와 기계도 인간처럼 마음을 갖는다고 주장하는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주의자의 입장으로 구분될 수 있다. 강인공지능주의자는 '가상디'의 계보를 잇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상향진영, 하향진영

 

인공지능주의자는 상향과 하향이라는 두 진영으로 나누어 진다.

 

상향 진영에서는 인간의 마음은 인간의 두뇌가 물리적으로 구성된 방식과 절대적인 관계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두뇌의 물리적인 구조를 반영하지 않고서는 기계에서 마음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들은 두뇌라는 하드웨어를 이런저런 방식으로 흉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신경망 컴퓨터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이들은 사유의 규칙들을 기계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대신 기계가 처해있는 환경에서 생존하는 법을 배워나가면서 패턴을 재조합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기계는 세계에 관한 아주 적은 지식으로 그러나 대단히 유연한 하드웨어의 조합으로 출발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계가 환경과 상호작용함에 따라 어떤 사고의 패턴들은 이상생활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다른 것들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하향 진영에서는 두뇌의 물리적인 구조는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그들은 두뇌가 사용하는 규칙들을 추상화하고 그 다음에 이 규칙들을 계산 기계에 맞는 형식으로 코드화하는 것에 집중된다. 이들의 핵심과제는 어떻게 지식을 기호로 표상되느냐, 그리고 어떤 규칙들이 기호열들을 조합해서 새롭고 인지적으로 유의미한 기호열로 만드는 데 사용되느냐 하는 것이다. 그들은 두뇌의 실제적인 하드웨어를 완전히 무시하면서 기호적 표상 도식들과 두뇌에 의해 사용되는 사유규칙들을 추려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분화된 뇌의 기능

 

뇌는 해부학적으로 대뇌, 소뇌, 시상하부 등의 영역으로 구분한다. 대뇌는 뇌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좌반구와 우반구로 나뉜다. 각 반구는 얇은 회색질로 된 바깥 표피층과 백질로 된 내부영역으로 이루어진다. 이 회색질 부분을 대뇌피질이라고 하는데 대뇌피질의 각 부분부분은 특정기능을 수행하는역할을 한다. 시각에 대한 인지 및 해석업무는 시각피질(15번)에서, 소리에 대한 신호는 청각피질(12번)에서, 냄새에 대한 신호는 후각피질(8번)에서, 촉감은 정수리 돌출부에 위치한 촉각피질(2번)에서 그리고 신체의 각 부분의 활성화는 운동피질(5번)에서 담당한다.

 

 

 1   Reading

 2   Somatic Association area

 3   Speech (Wernicke's Area)

 4   Primary Sensor area

 5   Primary Motor area

 6   Frontal Association area

 7   Speech (Broca's area)

 8   Olfaction

 9   Pons

10  Medulla Oblongata

11  Cerebellum

12  Auditory Association area

13  Hearing

14  Vision

15  Visual Association area

 

뇌의 입력과 출력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는 이러한 대뇌피질들(시각, 청각, 후각, 촉각, 운동)을 주영역이라고 한다. 그리고 주영역 부근에는 좀 더 복잡한 수준의 감각처리를 하는 제2영역이 있다. 시각, 청각, 촉각피질 등 으로부터 받은 감각 정보는 제2영역에서 처리된다. 그리고 대뇌피질의 나머지 부분은 제3영역이라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추상적이고 복잡한 뇌의 활동이 수행된다.

 

언어가 처리하는 곳이 바로 이 제3영역이다. 그 중에서도 좌반구에 있는 브로카(Broca)영역은 언어를 형성하는 영역이고, 베르니케(Wernicke)영역은 언어를 이해하는 영역이다. 따라서 브로카 영역이 손상되면 말하는 데에는 지장이 있지만 이해하는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반면 베르니케 영역이 손상되면 말은 거침없이 할 수 있지만 그 말은 아무의미가 없다. (우리는 베르니케 영역을 손상당한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또한 뇌량이라 불리는 신경다발이 이 두 영역을 연결하고 있는데 이것이 손상되면 말의 이해에도 지장이 없고 말도 유창하게 하지만 이해한 것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소뇌는 신체의 정교한 움직임, 타이밍, 균형 등을 담당한다. 걸음마나 운전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 처음에는 각각의 동작을 자세히 생각하면서 배우며 이 경우에 대뇌가 제어를 맡는다. 그러나 일단 그 기술에 익숙해지면 대뇌는 그 기능을 소뇌로 넘겨주고 우리는 별생각없이 걷거나 운전을 한다. 뜨거운 난로에서 손을 떼는 것과 같은 무의식적인 반사 작용도 소뇌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감각기억은 정보를 수용한 다음 극히 짧은 시간밖에 남아있지 못한다. 따라서 이 감각기억은 곧 잊혀져 버리고 만다. 이 감각기억의 일부는 단기기억으로 넘어간다. 단기기억은 몇 분 또는 몇 시간까지도 기억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의를 일단 다른 곳으로 돌힌 후 그 이미지를 떠올리려면 장기기억으로 보관해야 하는데 이 장기기억을 담당하는 곳이 해마회이다.

 

두뇌지도

 

 

의식은 어디에 있는가?

 

유감스럽게도 의식이 두뇌의 어느부분에 자리잡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대하여 일치된 의견은 없다. 하지만 일단 소뇌에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소뇌에 의하여 제어되는 동작은 의식이 필요없는 자동기계처럼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어떤 곳으로 걷겠다는 결정은 내릴 수 있지만, 그 걷는 동작을 수행하기 위하여 둘째 발까락 근육에 까지 신경쓸 필요는 없다.

 

신경외과의사인 펜필드는 사고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로부터 신호를 전달받는 '뇌간' 이 의식이 깃든 자리라고 주장한다. 뇌간은 간뇌, 중뇌, 교뇌, 연수로 구성되며 생명활동의 중추로서 인체내의 모든 정보를 주고 받으며 통제조절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는 뇌간의 부위가 대뇌피질 해당 부위와 직접적으로 교류할 때 '의식적인 각성' 혹은 '의식적인 의지적 행동' 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견해는 의식은 해마회의 활동과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앞에서 보았듯이 해마회는 장기기억을 저장하는 장소이다. 기억 없이는 의식이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의식은 기억속에 있다. (Memento)

전직 보험 수사관이었던 '레너드' 에게 기억이란 없다. 자신의 아내가 살해되던 날의 충격으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가 되었던 것이다. (아마 해마회와 연결된 통신망이 고장난 듯 하다.) 때문에 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이름과 아내가 살해당했다는 것, 그리고 범인은 '존 G' 라는 인물이라는 것이 전부이다.

그는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 갔던 장소, 만나는 사람과 그에 대한 정보를 폴라로이드 사진과 메모로 남기고 중요한 사항은 자신의 몸에 문신을 하며 기억을 더듬는다. 그의 정체성은 자기자신을 담은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그의 기억속에만 있다. 하지만 그의 기억이 점차 왜곡되어 가면서 자신의 정체성 또한 왜곡된다.

 

어떤 사람들은 대뇌피질 자체가 의식을 생성한다고 주장한다. 대뇌피질은 인간의 자랑이고 인간의 정신활동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수행되기 때문에 이곳이 인간의 의식이 깃든자리라는 것이다. 아마 강인공지능주의자의 견해도 이와 같을 것이다. 강인공지능주의자들은 의식은 복잡한 알고리즘의 한 측면이며 복잡한 알고리즘은 대뇌피질에서 수행되므로 대뇌피질에 의식이 존재한다는 주장에 찬동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또한 많은 철학자,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의식은 언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지적 과제를 수행하고 사고의 정교함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라는 것이다. 상당히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 주장은 하나의 약점이 있다. 언어의 역할을 수행하는 브로카, 베르니케 영역은 뇌의 좌반구에만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반구에는 의식이 없다는 말인가?

 

강아지는 의식이 없는가?

데카르트는 동물들은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영혼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고 의식은 필연적으로 영혼에 수반되는 것이기 때문에 동물들은 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의견을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영혼은 몰라도 의식은 동물들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 같다.

의식이란 자신의 신체를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에어로빅하는 강아지는 동물도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될 것이다. 누군가 강아지 다리에 끈을 매달아서 장난친게 아니라면 말이다.....

 

 

의식은 한개인가?

 

대뇌는 두 개로 나누어져 있다. 좌반구는 신체의 우측을 조절하고 우반구는 신체의 좌측을 조절한다. 좌반구는 말하고 쓰고 계산하는 것과 같은 언어, 논리, 수리에 관한 기능을 담당하며, 우반구는 공간지각, 창의적 사고, 정서적 반응에 관한 기능이나 비언어적 관념을 형성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그 사이에는 뇌량(Corpus Callosum)이라는 신경다발이 두 개의 뇌를 연결하고 있다.

 

간질병 환자들의 경우 뇌 전체가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좌반구와 우반구를 연결하는 뇌량을 절단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뇌량이 절단된 사람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실험을 하였다. 먼저 피실험자의 오른쪽에는 연필그림을 비쳐주고 왼쪽에는 컵그림을 보여준다. 그러면 좌측 시각피질에는 연필 시각정보가 입력될 것이고, 우측 시각피질에는 컵 시각정보가 입력될 것이다. 그리고 피실험자에게 무엇이 보이냐고 물어보면 '연필' 이라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언어능력이 있는 좌반구에는 연필만을 지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림에 어울리는 물건을 집으라고 말하면 왼손은 종이를 집지 않고 컵에 어울리는 받침접시를 집어든다. 왼손의 통제권을 지닌 우반구는 비록 언어능력은 없더라도 창의적 사고 등 비언어적 관념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린아이의 경우 좌반구와 우반구의 분리수술을 받은 직후에는 좌반구에만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반구에도 언어능력을 터득한다. 즉 브로카, 베르니케 영역이 아니더라도 필요에 따라서 다른 대뇌피질이 이 언어의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좌반구, 우반구는 서로 별개의 의식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그들은 서로 다른 욕망을 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좌반구는 '제도사' 가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 반면, 우측 반구는 '카레이서' 가 되기를 희망하였다. 그렇다면 이것은 두 개의 의식이 하나의 육체에 공생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뉴런 (Neuron)

 

인간의 뇌와 척수는 약 1000 억개 혹은 그 이상의 뉴런(Neuron) 이라 불리는 신경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뉴런의 중심부에는 불룩한 체세포가 있으며 그 안에는 세포의 핵(Nucleus)이 들어 있다. 체세포로부터는 신경섬유가 뻗어 나오는데 이것을 축색돌기(Axon)라고 부른다. 축색돌기는 세포의 출력신호가 전송되는 일종의 전화선이다. 축색돌기는 다시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작은 가지들이 뻗어 나오며 그 끝에는 연접마디(Synaptic Knob)가 있다. 체세포의 다른 쪽 끝 부분에는 여러 방향으로 갈라져 나가는 가지모양의 수상돌기(Dendrite)가 있는데 이를 통하여 입력 자료가 체세포로 전달된다. 말하자면 축색돌기는 출력장치이고 연접마디는 입력장치인 셈이다. 이러한 입출력 장치를 통하여 뉴런은 다른 뉴런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각종 정보를 주고 받는다.

 

뉴런은 하나의 독립적인 단위로서 체세포, 축색돌기, 연접마디, 수상돌기 등 모두를 감싸는 세포막을 가지고 있다. 신경신호의 전달은 하나의 뉴런의 연접마디가 다른 뉴런의 수상돌기 가지에 접촉되는 연결점에서 이루어지며 우리는 그곳을 '시냅스(Synapse)' 라고 부른다.

 

이렇게 연결된 뉴런의 조직은 가소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장하는 동안 새로운 뉴런과 시냅스되기도 하고 기존의 시냅스를 끊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재배치한다. 이러한 재배치는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이루어지며 자극이 풍부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경우에는 수상돌기가 풍부해지고 학습과 기억과제를 우수하게 수행할 능력이 생기게 된다.

 

 

신경신호는 어떻게 전달되는가?

 

뉴런은 튜브형태로 되어 있으며 튜브내부에는 나트륨이온(), 칼륨이온()과 염화이온()이 들어 있다. 신경이 휴식상태에 있을 때에는 신경섬유 내부에는 나트륨이온, 칼륨이온보다 염화이온의 농도가 높아 음전하(-) 상태로 되고, 신경섬유 외부에는 그 반대로 양전하(+) 상태로 된다.

 

이 때 신호가 들어오면 세포막의 나트륨 게이트라고 불리는 작은 문을 열리면서 밖에 있는 나트륨 이온이 튜브안으로 흘러들어오게 된다. 그 결과 튜브내부에는 양전하 그리고 외부에 음전하 상태가 된다. 이러한 상태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신경신호가 이동을 한다. 따라서 신경신호의 전달이란 단지 튜브를 따라서 전도된 부분이 이동하는 것일 뿐이다. 물질의 이동은 없다. 그리고 신호가 연접마디에 다다르면 일종의 화학물인 신경 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을 방출하고 이것은 시냅스 간격을 통하여 다른 뉴런으로 전달된다.

 

신경신호에 강도는 존재하지 않느다. 말하자면 신호신호의 전달방식은 '도 아니면 모'(All or Nothing) 의 형식을 다른다. 신호는 있거나 없을 뿐이다. 이러한 신호전송시스템은 디지털 컴퓨터와 공통점을 갖는다. 실제로 상호 연결된 수많은 뉴런들의 작동 형태와 전류를 전송하는 회로 및 논리 게이트를 갖는 디지털 컴퓨터의 내부 작동 사이에는 수많은 유사점들이 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제기되는 한가지 가능성이 있다. 뉴런의 작동체계가 얼마나 복잡하건간에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론적으로라도 말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강인공지능주의자의 주장을 살펴보자. 이들의 주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다소 엉뚱하지만 먼저 수학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에피메니테스 역설

 

버트란트 러셀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시했다.

어떤 마을의 이발사는 그 마을에 사는, 스스로 면도하지 않는 사람만을 모두 면도한다. 그렇다면 누가 그 이발사를 면도할 것인가?

이 이발사가 스스로 면도를 하지 않는다면 그는 이 명제에 의하여 자신을 면도해야 한다. 따라서 스스로 면도하는 사람이 된다. 그러면 이 명제에 의하여 자신을 면도하면 안된다.는 역설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역설을 에피메니테스 역설이라고 한다. 이 역설은 하나의 명제가 자기자신을 대상으로 할 때 발생하는 역설이다. 이러한 문장의 가장 단순한 형태는 다음과 같다. "이 문장은 거짓이다" 이 문장이 참이라면 명제에 의하여 이 문장은 거짓이다. 이 문장이 거짓이라면 이 명제는 참이다 라는 역설에 빠지게 된다. 이 문장은 자기자신의 생각을 자기자신에게 입력하는 컴퓨터와 유사한 구조를 보인다.

 

또 다른 형태의 역설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아래 문장은 거짓이다."

"위의 문장은 참이다."

위의 문장이 참이라면 이 명제에 의하여 아래문장은 거짓이 된다. 아래문장이 거짓이라면 이 명제에 의하여 위의 문장 또한 거짓이 된다.

이 두 개의 문장은 명쾌하게 보여주는 그림이 있는데 그것은 에셔(M.C.Escher)의 '손을 그리는 손' 이다. 이 그림에서는 두 개의 손은 두 개의 명제를 대신한다. 오른손과 왼손이 서로를 그리고 있는 데 끝없이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이 그림은 벗어날 수 없는 이상한 고리(Strange Loop)를 형성하고 있다.

이상한 고리들을 보라  '사물은 기묘하다' (Duane Michals)'작은 화성의 미로' (Douglas R. Hofstadter) , Escher의 Metamoirphos

 

위의 사진과 이야기를 열어본 독자라면 그림속에 그림,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하나씩 창이 열리면서 의식이 다른 층으로 계속 옮겨갔음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열렸던 모든 창을 닫고 다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순간에는 '인공지능 이야기' 라는 이야기의 층으로 다시 올라왔다. '이게 무슨뜻이지?' 하는 의문을 가지는 순간 여러분은 더 높은 층위로 올라가서 이 전체를 관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사고에는 수많은 의식의 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이 뒤죽박죽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왼쪽 사진은 세 개의 층위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그림뒤에 있어야 할 백지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인물그림이며 나머지는 인물그림을 찢을 수 있는 손이다. 이 세 개의 층위에는 위계질서가 있다. 하지만 이 위계질서가 무너질 때 역설이 발생한다. 이 그림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이다. 대표적인 강인공지능주의자인 더글라스 호프스태더는 이러한 '헝클어진 위계질서' 가 사유의 본질이라고 보았다. 러셀은 '이발사 역설'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언어에 위계질서를 세우려 하였다.

 

 

힐베르트의 꿈, 힐베르트 프로그램

 

독일의 수학자 힐베르트는 '이발사 역설' 이 생기는 이유는 자연언어의 모호함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러한 역설이 수학세계에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수학적 진리 전체영역을 형식화하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형식체계' 안에서 수학적 진술들의 참 또는 거짓에 대해 말하고자 하였다.

 

하나의 형식체계내에서 '증명' 이란 공리들 중 하나로부터 출발해서 변형규칙들을 적용함으로써 그 공리를 일련의 새로운 기호열로 바꾸는 것이다. 새로 생성된 기호열은 그 자체로 공리이거나, 변형규칙을 적용함으로써 앞의 기호열에서 도출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한 열에서 마지막 기호열은 그 체계의 '정리'하고 한다. 따라서 모든 정리들의 총체가 그 곧 체계 내에서 증명될 수 있다.

 

이러한 형식체계가 완성되면 수학적 구조의 참인 사실들과 형식체계의 정리들 사이에 완벽한 일 대 일 대응이 존재하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말하자면 모든 수학적 진리가 각각 하나의 정리로 번역되고 또 역으로도 그러한 형식체계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힐베르트는 수학을 공리에 근거한 추론체계로 간주한 자신의 이론에 모순이 없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수학이 확고한 기초위에 서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소위 '힐베르트 프로그램' 연구에 착수토록 전세계 수학자들을 독려하였다.

 

힐베르트의 이러한 제안에 따라 수학의 목적이 명쾌하게 제시됨에 따라 많은 형식주의자들은 수학 이 역설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불과 몇 년 후에 괴델이 '불완전성 정리' 를 통하여 그의 꿈이 단칼에 무산되었지만 말이다.

(불완전성 정리에 대하여는 2편에서 다시 언급하겠다.)

 

 

튜링의 등장

 

강인공지능주의자들은 수학적 추론이란 기계적 과정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수학적 개념, 명제는 형식화할 수 있으며 수학적 증명은 그 형식체계내에서 규정된 절차로 환원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 형식체계는 하나의 기계로 간주할 수 있으며 이 체계 내에서의 정리와 산출 과정은 기계적 조작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들은 더 나아가 수학적 추론의 상위 체계인 인간의 마음도 기계로 간주할 수 있으며, 그러므로 마음의 작용도 기계화, 형식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이론을 체계적으로 전개한 사람이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컴퓨터의 동작원리를 최초로 이론적으로 제시한 '튜링(Allan Turing)' 이라는 사람이다.

 

그에게 있어서 수학적 추론과정은 실체가 없는 추상적이고 불가해한 과정이 아니라, 자동기계의 수리기호라는 상징을 조작하는 과정으로써 구체적인 절차에 의해 형식적으로 기술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마음도 상징조작 체계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입력된 자극을 부호화하여 각종 정보를 추출, 조작하여 출력을 내어놓는 정보처리의 과정으로 환원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마음도 상징조작 체계의 대표격인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마음은 무한한 과정이다. 따라서 마음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생각의 핵심은 무한한 과정으로서의 사고현상을 유한한 프로그램으로 기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떠한 현상이란 현실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이며 따라서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양식의 집합'으로 규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이라는 현상에 대한 기술의 개념은 무한 기술의 필요성에서부터 유한 기술로, 유한 기술에서 규칙집합의 기술의 개념으로 옮아간다. 그런데 모든 불연속적 특정현상은 자연수를 연결시켜 주는 규칙에 의해 표상될 수 있으며 결론적으로 현상을 기술하는 문제는 규칙집합에 대한 유한 기술의 문제이다. 이것이 한 현상이라는 집합과 자연수집합을 대응시키는 규칙을 다루는 자동기계이론이며, 자동기계 이론 중에 가장 대표적인 이론으로서 계산가능성의 개념을 명확히 해주고 심리 현상의 기술에까지 적용된 이론이 '튜링'기계 이론이다.

 

 

튜링기계

 

튜링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가 제안한 튜링기계의 동작원리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튜링기계는 두 가지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다. 첫째, 정사각형으로 칸을 매긴 무한히 긴 테이프이다. 각각의 각각의 정사각형에는 하나의 기호가 표시되어 있다. 둘째, 계산 절차의 각 단계에서 사각형에 있는 기호를 읽고 또 새로운 기호를 쓸 수 있는 검사헤드가 있다. 튜링기계는 프로그램(알고리즘)에 따라 사각형안에 있는 기호를 읽거나 쓰고 완쪽 또는 오른쪽 칸으로 이동을 한다.

 

프로그램은 아래표와 같은 형태로 되어 있다. 첫 번째 항목은 헤드가 인쇄해야 하는 기호이고 두 번째 항목은 헤드가 움직여야 하는 방향이며 마지막 항목을 헤드가 다음에 움직여가는 상태이다.

그러면 튜링기계의 원리를 간단히 살펴보기 위하여 각각의 내부 상태에 0, 1, 2, 3, 4, 5, ... 와 같은 번호를 붙여보기로 하자. 그런면 이 튜링기계는 다음과 같은 변환 규칙으로서 기술될 수 있을 것이다.

 

00 00R

기계의 내부상태가 0 이고, 지금 읽은 테이터가 0 이면, 현재 내부상태 0 을 유지하고 현재읽은 내용을 그대로 둔채 오른쪽으로 움직여라

01 131L

기계의 내부상태가 0이고 지금 읽은 데이터가 1이면, 내부상태를 13으로 바꾸고 현재 데이터를 그대로 둔채 왼쪽으로 움직여라

21 660L

기계의 내부상태가 2이고 지금 읽은 데이터가 1이면, 내부상태를 66으로 바꾸고 현재 테이터를 1로 고치고, 왼쪽으로 움직여라

2580 00RSTOP

기계의 내부상태가 258이고 지금 읽은 데이터가 0이면, 내부상태를 0으로 바꾸고 현재데이터를 그대로 둔재 왼쪽으로 움직이고 멈추어라

 

 

< UN + 1 >

이 기계은 단순히 일진법 숫자에다가 1을 더하는 튜링기계이다. (일진법에서 4이라는 숫자는 1을 연속 네 개의 기호열로 표시한다.) 이 기계의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다.

00→00R            01→11R           10→01STOP           11→11R

그렇다면 4 + 1 = 5를 계산하는 과정을 보라

D A T A

적용규칙

기계상태

읽은DATA

기계상태

DATA

이동

0 0 0 0 1 1 1 1 0 0 0 0

00→00R

0

0

0

0

오른쪽

0 0 0 0 1 1 1 1 0 0 0 0

00→00R

0

0

0

0

오른쪽

0 0 0 0 1 1 1 1 0 0 0 0

00→00R

0

0

0

0

오른쪽

0 0 0 0 1 1 1 1 0 0 0 0

00→00R

0

0

0

0

오른쪽

0 0 0 0 1 1 1 1 0 0 0 0

01→11R

0

1

1

1

오른쪽

0 0 0 0 1 1 1 1 0 0 0 0

11→11R

1

1

1

1

오른쪽

0 0 0 0 1 1 1 1 0 0 0 0

11→11R

1

1

1

1

오른쪽

0 0 0 0 1 1 1 1 0 0 0 0

11→11R

1

1

1

1

오른쪽

0 0 0 0 1 1 1 1 1 0 0 0

10→01STOP

1

0

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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