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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샷의 기사를 퍼온 것을 다시 퍼온 것..

준비된 베스트셀러, 지존의 자리에 등극

지난 8월 5일, 일본에서 월드 사커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8’이 출시되었다. 그리고는 단 하루 만에 출하량이 1백만 장을 돌파하면서 전작의 기록(3주)을 싹 갈아치웠다. 최근 약간의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경기 불황의 골이 깊은 일본에서도 이는 놀라운 수치.

경기 불황으로 따지자면 물론 우리나라도 못지 않은데, ‘위닝 일레븐’ 시리즈의 인기로 따져도 우리나라 게이머들의 열렬한 지지는 원산지 일본의 그것을 넘어선다. 8월 19일 국내에서의 출시(일본판에 매뉴얼만 한글화) 이전 온라인을 통한 예약 판매는 1주 만에 2,000장을 훌쩍 넘어서 품절 사태까지 빚을 정도였다.

‘위닝 일레븐’ 시리즈의 최신작, 이 ‘준비된 베스트셀러’는 모두의 예상과 기대를 충족시켰다. 막강한 브랜드의 인지도와 그에 걸맞는, 게임으로서의 탁월한 완성도가 이것을 가능하게 했다.

물론 ‘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다른 회사의 다른 타이틀을 벤치마킹하기도 하고, 그 자천타천 라이벌들과 서로 경쟁하면서, 현재 결국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지존의 자리에 등극한 ‘위닝 일레븐’ 시리즈의 역사를 오늘 다시 돌이켜 보는 일은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것이다.

지난 8년 동안 도합 20편이 넘는 타이틀이 출시된 ‘위닝 일레븐’ 시리즈의 역사를 돌아보는 오늘의 글에서, 진행에 따라 게임의 발전사(史)를 완전히 자의적으로(-_-;;) 1기부터 5기까지로 구분했다. 이 구분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는 것을 미리 밝힌다.

[국내에도 정식 발매된 위닝 일레븐 8]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이 이야기는, 게임 자체의 완성도만을 놓고 봤을 때에도 그렇고, 당시만 해도 매우 강력했던 라이벌들과의 경쟁 결과에 대해 다분히 회의적인 시각을 가졌던 코나미 본사의 정책 측면을 봐도, ‘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지나온 길에 비춰 딱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가 된다.

1995년 7월에 KCET(Konami Computer Entertainment Tokyo)를 통해 명실상부한 최초의 시리즈인 ‘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이 PS 플랫폼으로 출시된다. 여기에서 짚어봐야 할 것 하나. 당시 코나미 본사에서는 PS 플랫폼의 성공 가능성을 그리 높게 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물론 당시의 업계 관계자들 상당수가 이런 시각을 갖고 있었다). 실황 야구와 실황 사커 시리즈를 맡았던 KCEO(Konami Computer Entertainment Osaka) 스튜디오가 N64 플랫폼으로 실황 사커 시리즈를 내놓은 것(실제로 당시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N64가 크게 각광을 받고 있던 시절이기도 했다)만 봐도 그렇다. 이는 지금의 시각에서 보자면, 상당히 아이러니컬한 일.

그리고 하나 더. ‘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은,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93년에 출범한 일본 프로축구 J리그의 붐에 편승(나쁜 의미는 아니다)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초의 월드컵 진출(94년 미국 월드컵)을 노리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육성을 시작했던 J리그는, 일본에서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로야구에 비해 상당히 늦은 출범이었지만 그렇게 늦은 만큼 세계 정상권인 유럽 각국의 프로 리그와 당시만 해도 변변한 브랜드네임조차 갖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프로 리그까지 왕성하게 벤치마킹을 했다.

J리그 이야기를 굳이 한 것은, 당시에 인기를 누렸던 축구 게임인 EA의 ‘피파 사커’나 세가의 ‘버추어 스트라이커’ 시리즈에 비해서 ‘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은 특정 리그를 제목에 차용한 것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마케팅에 있어 비교적 탄탄한 백그라운드를 갖췄던, 사실상 최초의 축구 게임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J리그 위닝 일레븐:최초의 위닝 일레븐이다]

<제멋대로 구분 1期: 기초를 닦다(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97)>

게임 자체만 놓고 보면 ‘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풀 3D로 구현된 그래픽과, 과감한 중거리 슛의 성공률도 높은 편이어서 시원시원한 분위기였지만 ‘피파 사커’와 ‘버추어 스트라이커’의 위세가 워낙 강하던 때여서 그리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이듬해인 1996년에는 국가대표팀으로 겨룰 수 있는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도 출시되는데, 제목 앞에 ‘월드 사커’라는 제목이 최초로 붙은 이 게임의 의미는 코나미의 최강 우려먹기 전술(-_-;;)이 비로소 시작된 타이틀이라는 것에서 찾을(굳이 그렇게 한다면) 수 있겠다.

그리고 1996년 겨울에 시리즈의 2번째이자, 통산으로 따지면 3번째가 되는 ‘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 97’이 출시된다. 사실상 8년이 지나 시리즈의 8편이 나온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입력 인터페이스가 이 타이틀에서 그 기초를 닦았다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무척 큰 타이틀이 되겠다.

L1/R1 버튼의 적극 활용과 △버튼을 활용한 스루패스 등이 바로 ‘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 97’에서 정립되었는데, 조작이 간편한 만큼 시원스럽고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에만 신경 쓰면 끝이었던 여타 축구 게임에 비해 아무래도 복잡하게 느껴지는 인터페이스 때문에 대중성의 확보에는 실패한 듯 보였지만, 눈치 빠른 게이머들은 이 새로운 가능성의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역시나, 이듬해인 1997년 여름엔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97’이 출시되었고, 98년도에 프랑스에서 열릴 월드컵에 대한민국 대표팀과 일본 대표팀이 모두 진출을 확정하는 예선 리그 경기가 열린 것은 그보다 조금 지나서의 일이다.


[월드사커 위닝 일레븐:최초로 국가대전이 가능했던 최초의 위닝 시리즈]


[J리그 위닝 일레븐 97:현재의 위닝 시리즈의 인터페이스의 기초를 닦았다]


[월드사커 위닝 일레븐 97:처음으로 대한민국이 등장한다]

<제멋대로 구분 2期: 기본 시스템의 정립(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 3~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3 파이널 버전)>

‘위닝 일레븐’ 시리즈의 팬이라고 자처하는 이라면 1997년 겨울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이 시리즈 가운데 최고의 타이틀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 ‘J리그 실황 위닝일레븐 3’가 출시된 것이 1997년 12월의 일.

개인적으로 ‘J리그 실황 위닝일레븐 3’이란 축구 게임을 처음 만나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단연 그 뛰어난 사실성이었다. 실제 축구 경기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장면, 예컨대 문전 혼전 중에 흘러나온 볼을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한다든가, 간단한 페이크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거나 하는 등의 정교한 플레이가 가능했고, 여기에 위닝 일레븐 팬들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매김한 존 카비라상의 낭랑한 중계가 실제로 녹취한 J리그 각 팀 서포터들의 현장음과 함께, 분위기에서도 ‘먹어주는’ 게임이 된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진일보한 게임이 이듬해 뒤를 잇는다. 98 프랑스 월드컵이 열리기 불과 몇 달 전 출시된 ‘월드 사커 실황 위닝 일레븐 3 프랑스 월드컵 98’(참고로 이 제목은 시리즈 전체 가운데 가장 길다). 전작인 ‘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 3’의 정교한 플레이가 더욱 간편한 조작으로 한층 강화되었는데, 큰 변화는 없는 대신 전체적으로 쾌적한 플레이가 제공되었다.

또한 일본축구협회와 긴밀히 연결되어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하게 된 일본 축구대표팀 구성원 전부가 그대로 등록되어 라이선스의 힘을 보여주는 등 여러 모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옥에도 티는 있는 법. 선수들의 실명 라이선스는 단지 일본 대표팀에만 한정되었고 대한민국 선수를 비롯한 여타 국가 선수들의 이름은 따라서 발음하기조차 힘든 괴상망측한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나마 그렇게 불확실한 이름조차 월드컵 개최 전에 출시되어 선수들의 로스터 구성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럼에도 월드컵 붐을 타고 판매량만은 이전 어느 시리즈보다도 뛰어났던 타이틀.

일본 대표팀은 98 월드컵에서 나름대로 선전했으나 워낙 대진운이 좋지 않았던(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자메이카와 한 조를 이룸) 탓에 예선 전적 3패로 세계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는데, 일본의 축구팬들로서는 아쉬웠겠지만 위닝 일레븐 시리즈 팬의 입장에서 98년은 또 다른 타이틀의 출생 연도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바로 1998년 겨울에 나왔던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3 파이널 버전’이 그것.

이 타이틀에선 처음으로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선수들의 이름을 중계 캐스터인 존 카비라상이 불러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물론, 라이선스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어서 선수들의 이름은 실제와 똑같지는 않았다. 그저 비슷하기만 했을 뿐). 하지만 이전의 어떤 축구 게임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J리그 위닝 일레븐 3:위닝 시리즈 중 가장 기념비적인 작품]


[월드사커 위닝 일레븐 3 월드컵 프랑스 98]


[월드사커 위닝 일레븐3 파이날:처음으로 모든 선수의 이름이 호명되기 시작했다]

<제멋대로 구분 3期: 위닝 팬들, 폐인 모드 돌입(월드 사커 실황 위닝 일레븐 4~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 2000)>

위닝 일레븐의 이름을 달고 맨 처음으로 세상 빛을 본 ‘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 이후 2번째 타이틀인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이 나오기까지는 대략 8개월이 걸렸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다음 작품이 나오는 시기는 더욱 짧아졌는데, 1997년과 1998년에 KCET의 개발진은 3개의 타이틀을 내놓으면서 체력을 소진했는지 파이널 버전 이후 차기작이 나오기까지는 무려 10개월이 걸렸다. 팬들의 기다림은 극에 달했지만, 그 동안의 기간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1997년의 ‘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 3’과 함께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시리즈 최고의 역작이었다고 평가 받는 ‘월드 사커 실황 위닝 일레븐 4’가 등장한 것. 시리즈 최초로 J리그 버전을 내놓지 않고 이른바 ‘인터내셔널 버전’을 뚝심 좋게 내놓은 KCET는 이번 타이틀에서 최초로 ‘마스터 리그’를 도입하면서 수많은 팬들을 폐인의 길로 몰아넣었다.

사실 스포츠 장르의 게임은 혼자서 즐기기에는 취약한 단점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컴퓨터의 인공 지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인간의 ‘반복 학습’에 비할까. 물론 둘이서 즐기기에 가장 제격인 것이 스포츠 게임이지만, 당시만 해도 국내의 비디오 게이머들은 여러 가지 제약에 의해 “혼자서 골방에 틀어박혀” 게임을 플레이했던, 약간은 암담한 시절이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자신의 입맛에 맞는 팀을 육성시킬 수 있는 마스터 리그의 도입은 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매우 큰 전환점을 맞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혼자만으로도 플레이 시간은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그만큼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농도도 매우 짙어졌으며, 효과적인 팀 육성을 위한 정보의 교류가 이뤄졌다. 즉 게임 매장과 PC통신(당시는 아직 인터넷 인프라의 저변이 그리 넓지 못했다)을 위주로 한 ‘커뮤니티’의 맹아적 단계가 막 형성된 것이었다.

그래픽에서나 시스템에서 거의 흠잡을 데 없는 완성도를 보인 ‘월드 사커 실황 위닝 일레븐 4’에 담긴 국가대표팀 수는 40여 개로 늘어났고, 선수를 컨트롤할 수 있는 정교함도 배가되었다. 이와 같이 기술적인 발전 외에도, PS시절을 마감하는 사실상의 마지막 타이틀인 ‘월드 사커 실황 위닝 일레븐 4’의 전통은 이후 2000년의 ‘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 2000’, 시드니 올림픽 붐을 탄 ‘월드 사커 실황 위닝 일레븐 U-23 메달에의 도전’(이 타이틀은 제목만 보면 일본 올림픽 대표팀의 명단이 완벽하게 들어가 있을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도 않았다), J리그의 선수 로스터가 일부 추가된 ‘J리그 실황 위닝 일레븐 2000 2nd’로 면면히 이어졌다.


[J리그 위닝 일레븐 2000]


[월드사커 위닝 일레븐 2000 U-23:말 그대로 시드니 올림픽 특수를 노린 게임]

<제멋대로 구분 4期: 새 플랫폼 적응기와 국내 정식 발매(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5~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6 파이널 에볼루션)>

2000년, SCE의 PS2가 탄생했다. 이 사건은 게임 업계에서만이 아니라 전 산업 분야에 걸쳐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IMF의 구제 금융을 받았던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전세계 경제 상황을 보자면 90년대 후반의 거품이 붕괴되면서 불황의 늪에 빠지기 시작한 때가 바로 이 때. 그저 “신통하고, 갖고 싶은 물건이긴 하지만 없어도 밥 먹는 데 지장은 없는” 새 게임 콘솔이 세계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것인가 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어느 샌가 게임은 전세계적으로 개인의 취미 생활을 넘어 엄연히 한 산업의 분야로 인정 받게 되면서 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정수에 서 있는 비디오 게임, 그것도 이 바닥에서 막강한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PS2가 각광을 받은 것이다.

콘솔 자체의 스펙이 월등하게 향상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따라서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충성도가 높은 팬들을 더욱 많이 거느리게 된 위닝 일레븐 시리즈의 PS2에서의 행보도 더욱 기대를 모은 것.

그리고 2001년 3월, PS2 플랫폼에서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5’가 출시된다. 개인적으로 이 타이틀은, 일본 아키하바라에 가서 PS2와 함께 직접 사들고 온 기억이 있어 아직까지도 무척 애착이 가는 게임이다.

말할 것도 없이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5’의 가장 큰 장점은 월등히 발전한 스펙을 활용한 뛰어난 그래픽이다. 선수들의 모션은 전작보다 2배가 증가했으며, 풀타임 60 프레임으로 돌아가는 ‘그림’은 많은 게이머들에게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을 맛보게 해주었다. 당시만 해도 아직은 ‘촉망 받는 영건’ 수준이었던 이탈리아의 토티나 아르헨티나의 베론 등이 매우 흡사하게 묘사되었고, 일본 국가대표팀의 스폰서인 스포츠 용품 회사 아디다스와의 전략적 동반 마케팅도 인상적이었다.

패키지에 이례적으로 실제 선수(일본 대표팀의 나카무라 ??스케. 그는 이후 ‘파이널 에볼루션’ 버전에도 더욱 다이내믹한 모습으로 ‘출연’한다)의 사진이 들어가 있었으며, 본격적으로 제목에서 ‘실황’이란 타이틀을 떼어 버리고 자체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나서는 등 게임 외적으로도 많은 신경을 쓴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5’는 사실 단점도 장점만큼 눈에 띄는 게임이었다.

그 가장 큰 단점으로, 바로 새 플랫폼에 최적화시키지 못한 시스템이 지적된다. 매체는 여전히 CD-ROM이었고, 로딩은 너무 많았으며, 길었다. 하지만 여전히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았고, 이어 얼마 안 있어 5편의 시스템을 토대로 한 ‘J리그 위닝 일레븐 5’가 출시되었으며, 2001년 겨울에는 보다 유려하게 선수들의 플레이를 컨트롤할 수 있게 되면서 사실성이 배가된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5 파이널 에볼루션’이 PS2 플랫폼에서 속속 출시되었다.

또한 ‘파이널 에볼루션’ 이전에는 유럽 수출용 버전(기본적으로 ‘위닝 일레븐’ 시리즈는 어디까지나 일본 내수용 타이틀이다)이 기존의 ‘인터내셔널 수퍼스타 사커’라는 이름을 버리고 ‘프로 에볼루션 사커’란 이름을 달고 출시되기도 했다.

‘파이널 판타지 X’나 ‘그란 투리스모 3’ 등 대작 타이틀들의 출시 이후 PS2 플랫폼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던 2002년, 일본 대표팀의 맏형 나카야마 마사시 선수가 화끈하게 웃통을 벗어 던지고 패키지에 등장한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6’가 출시된다. 두 편의 타이틀을 지나며 그 완성도를 가다듬은 마스터 리그는 이제 어느덧 ‘위닝 일레븐’ 시리즈에선 빼놓고 생각할 수가 없는 존재가 되었고, 플레이 컨트롤은 한정된 입력 인터페이스 내에서 최고의 발전을 이뤘다. 특정 선수의 고유 골 세레모니가 등장하는 등 전작보다 더욱 발전한 그래픽과, 때마침 대한민국과 일본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2002년의 월드컵이 열리면서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6’는 시리즈 사상 최초로 밀리언 셀러를 달성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시스템이 더욱 개량된 ‘J리그 위닝 일레븐 6’와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6 파이널 에볼루션’이 출시된 것 역시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의 일.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국내에도 ‘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정식으로 발매되기에 이르렀다. 월드컵 4강의 감동이 채 가시지도 않았던 2003년의 벽두에 국내에 출시된 ‘위닝 일레븐 6 인터내셔널’은 사실 “국내 정식 발매”의 기쁨을 누리기엔 여러 가지로 부족한 타이틀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유럽 출시 버전인 ‘프로 에볼루션 사커 2’를 기반으로 한 국내 정발판은 전반적인 밸런스가 다소 무너진 듯한 느낌을 주었고 패키지는 여전히 ‘괴선수’였지만 그래도 시리즈 최초의 국내 정식 발매작이었고, 매체 또한 DVD-ROM을 채용하면서 전반적인 로딩이 빨라진 것 등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월드사커 위닝 일레븐 5:최초의 PS2용 위닝 시리즈]


[프로 에볼루션 사커:인터내셔널 수퍼스타 사커라는 이름을 개명한 유럽판 위닝 시리즈]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6:위닝 시리즈 최초의 밀리언 셀러이기도 하다]


[J리그 위닝 일레븐 6:일본 국내리그를 완벽하게 묘사했다]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6 파이널 에볼루션:재탕 삼탕의 황제 코나미!!!]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6 인터내셔널: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된 위닝 일레븐]


[프로 에볼루션 사커 2:이 때부터 유럽에서도 FIFA 시리즈를 위협하기에 이른다]

<제멋대로 구분 5期: 새로운 차원으로의 진화, FORZA! WINNIG(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7~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8)>

지난 월드컵에서의 선전으로, 일본 내에서의 축구 열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가 우리나라에서의 그것과 약간 틀린 점이라면, 우리나라에선 지난 월드컵에서 범접할 수 없는 막강 카리스마를 선보인 히딩크 감독이 고향으로 떠나고 난 다음 몇몇 특정 선수들이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반면 일본에서는 대표팀의 지코 감독이 선수 개개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얻은 것이다.

“지코이즘(Zicoism)”, “지코 현상”으로까지 불린 이런 분위기는 그대로 ‘위닝 일레븐’ 시리즈에도 이어졌다. 지코 감독이 피버노바를 들고 포즈를 취한 사진이 패키지에 박힌 2003년 출시작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7’에선, 의외로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애용하는 게이머들이 만만찮게 고전을 했다(헤딩슛의 확률이 너무 떨어졌다. -_-;;). 게임에 들어가서는 지금까지 그래픽 부분에서 그리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위닝 일레븐’ 시리즈의 전통을 싹 무시하고 매우 뛰어난 ‘그림’을 볼 수 있게 해주었으며, 선수의 능력치를 다각형 그래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부분과 시리즈에서 최초로 도입된 WE-Shop(포인트를 모으고, 오마케의 요소를 구입하는) 등 여러 가지로 흥미진진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7’이다.

그리고 국내에 2번째로 출시된 정식 발매작,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7 인터내셔널’도 국내 게임 업계에서 보자면 기념비적인 타이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시리즈 최초로 자막 한글화를 이뤄냈고, 게임 밸런스의 측면에서도 국내 첫 출시작인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6 인터내셔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전반적인 게임 플레이는 오리지널 버전보다 약간은 공격 지향적인 모습이 되었다.

올해 초에 일본에서 출시된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7 인터내셔널’은 같은 제목으로 국내에 출시된 버전과는 또 다른 맛을 보여주었다. 공중볼의 다툼 등에서 보다 정교해진 모습을 볼 수 있었고(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보다 정교한 컨트롤이 필요한’ 것이다) 포메이션 설정에서는 선수의 능력치를 전부 살펴보기 위해서 굳이 L2/R2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긴 표로 정리되어 편의를 제공했다. 그래픽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발전은 언급할 필요도 없고.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지난 8월 5일에 일본에서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8’이 나왔고, 8월 19일엔 매뉴얼만 한글화된 버전이 국내에서도 출시가 되었다. 역시나 최고의 기대를 모았던 것만큼 그에 걸맞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어서 나름대로 시리즈의 팬이라고 자처하는 필자도 기쁘다.

현재 ‘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누리고 있는 열광적인 팬들의 지지와 인기가 언제까지나 지속되란 법은 없다. 그러나 쭉 살펴본 것처럼 한정된 장르, 한정된 플랫폼에서라면 사실상 독보적인 존재인 ‘위닝 일레븐’ 시리즈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가장 많은 게이머들의 콘솔 트레이 안에 들어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이머들이 게임 내에서 가장 원하는 바를 맛보게 해주는 것에 성공했던 최고의 게임, ‘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앞으로도 건투하길 빈다. 위닝 일레븐이여! 영원하라. FORZA! WINNING~!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7:일본대표팀 축구감독인 지코가 표지모델이다]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7 인터내셔널:여전한 지코의 카리스마]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7 인터내셔널:최초로 한글화되어 출시된 위닝 시리즈. 국내에서만 10만장 가까이 팔렸다]


[월드 사커 위닝 일레븐 8:일본과 같은 시기에 발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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