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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 Design Story

스카우트??

chauchau0 2005. 11. 9. 12:14

얼마 전 필자는 어느 중소 개발사의 개발팀장을 만났다. 그는 최근 엄청난 인기를 모으며 단박에 스포츠게임 명가로 올라선 개발사의 핵심 개발자였다.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던 도중, 그는 며칠 전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게임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외를 받았다고 실토했다. “제가 받는 연봉은 묻지도 않은 채, 2배를 주겠다며 함께 하자고 하더군요.” 그가 이를 밝혔다는 것은 결국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했음을 알리는 반증이 아닐 수 없었다.

 

스카우트 제외(제의?)는 법률적 차원에서 따져 봐도 위법 요소가 전무하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준수하며 경제법칙 또한 눈을 벌겋게 뜬 채 살아 숨 쉬는 땅이 아니던가. 필자 역시도 상도나 도덕적 해이를 빗대 이번 일을 논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결코 간과해서는 아니 될 일이 있다. 점차 성공가도를 달리는 온라인게임의 개발 총책임자를 스카우트하게 되면 해당 게임은 어떻게 될까. 해당 게임은 강하게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 당연하며, 해당 게임사의 개발소스는 단번에 타회사로 빠져 나가게 된다. 개발 팀장을 스카우트 당한 해당 게임회사는 지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며, 해당 온라인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 또한 즐거움의 연장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임은 자명한 이치. ( 이걸 알아야 한다!!!!! )

 

게임 관계 전문가들은 계속된 해당 게임사의 스카우트 제의에 대해 “일단 유능하니, 일단 성공했으니, 일단 괜찮아 보이니 우선 모시고 보자는 생각은 과욕일 뿐이다. 만약 이것이 아니라면, 단지 타회사에 추월당할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방패막이로 밖에 볼 수 없으며, 결국 무분별한 스카우트는 국내 게임계의 발전을 저해함과 동시에 인력낭비라는 결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국내 유망한 개발자들을 상당 부분 스카우트했음에도 해당 게임사는 ‘제대로’ 그들의 능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 한 동안 N 모사에 불었던 유능한 개발자 멍하게 만들기 프로젝트 )

 

어떤 사물이나 생물이라도 특성이라는 것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식물이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에서 무럭무럭 자란다고 할 때, 다른 종류의 식물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엄청난 오판이며 오류다. 같은 조건에서 자란다고 하여 모든 식물이 잘 자랄 수 없듯, 해당 게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해당 개발자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터전과 해당 개발사의 특성이 절묘하게 될 때, 비로소 보다 나은 결과물이 탄생된다.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온라인게임이란 홀로 기획, 개발하는 무형의 창작물이 아니다. 함께 궁합을 맞춰오던 동료 개발자들 없이 일당백으로 게임을 개발한들 어찌 함께 제작한 게임만 하겠는가. 생각해보라. ‘만약 에디슨이 미국이 아닌 동시기 북한에서 태어났다면?’ 우리는 인류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그토록 위대한 발명가를 만나볼 수 있었을까(결코 필자가 북한을 폄훼하는 것도, 미국을 우상시하는 것도 물론 아니다. 어쩌면 그가 북한에서 태어남으로 인해 우리는 더욱 위대한 에디슨을 만나게 됐을지도 모른다. 이는 단지 사회적 특성을 고려, 일례로 삼음 것임을 밝힌다). 이러한 가정이 너무 큰 비약일까.

 

스카우트 제의에 내용을 듣자, 과거 방영됐던 모 코미디프로가 떠올랐다. 비록 흥행했던 프로는 아니나, 이러한 말이 오간 기억이 난다. “일본의 값비싼 비디오요? 부러워할 것 하나도 없습니다. 저도 그거 샀었는데 밥 하나 못 짓더군요. 불과 1/5가격의 국산 전기밥솥은 그렇게나 밥을 잘 하는데 말입니다. 밥도 못하는 비디오. 어디다 써야할지 참으로 난감합니다.”

 

보다 나은 게임을 개발할 자신이 없다면, 적재적소에 참여시킬 수 없다면 스카우트 제의는 심각하게 고려해볼 필요성이 있다. 무조건적인 스카우트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는 해당 스카우트 제의사에게도 괜한 돈 낭비 이상의 의미가 없음을 이제라도 깨달아야하지 않을까.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윤영진...기자 글이었네..후후후 윤영진 기자에게 시달리면서..(과장인가?) 잡지 원고를 쓰던 시절도 있었는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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