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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가치

지난 주에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정의에 대해 언급했었다.
이번 주에는 그 가치와 특징에 대해 알아보겠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목표는 이야기에 가치를 심어주고, 멀티미디어 기술을 통해 이야기를 이용하기 쉽게 하려는 데에 있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세 가지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첫째, 디지털 스토리텔링으로 인해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기업 등의 제한을 받지 않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Floyd) 이것은 세련됨이 떨어지지만 헐리우드 영화나 화려한 광고 보다 더 진솔하고 접근하기 쉽다. (Hitchcock) 예를 들면, 인터넷 때문에 사람들은 오디오 클립, 이미지, 비디오 편집 등을 이용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 미디어 전문가들이 만든 이야기를 듣기 보다는 '일반 대중'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Hitchcock) 현재 "전통적인 미디어가 생산하는 고도의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이 갑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서 세대와 공간을 초월해서 이야기를 공유하게 되었다. (Tosi)

셋째, 디지털 스토리는 음악, 사운드, 개인의 목소리를 통해 정서적인 경험을 만들어낸다. 스토리텔러는 이야기의 각 요소들(다양한 이미지, 음악, 사운드의 선택에서 해설 대본에 이르기까지)을 생각하고 정리해야 한다. 사실 이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다차원적이며 아주 감정적인 경험을 만들어낸다. (Hitchcock)

Bianca P. Floyd : "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테크놀러지의 결합으로 고대 예술을 새롭게 한다(Digital Storytelling Updates an Ancient Art by Adding Technology, 1999)" 의 저자
Corey Hitchcock : 예술가, 그래픽 디자이너, the Gate(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뉴스정보사이트)의 프로젝트 웹디자이너
Umberto Tosi : 디지털 테크놀러지 전문 프리랜서 작가, 산호세 머큐리 뉴스 선데이 매거진(San Jose Mercury News Sunday magazine)에 기고 중.

 (2)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특징

비록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현대 기술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지만, 그 힘은 다른 이야기 형태와 마찬가지로 오래된 휴먼 드라마 (이야기, 인물, 배경, 신비함, 이미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좋은 이야기가 없으면 디지털 스토리텔링도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다섯 가지 특징들을 논의해 보자.

첫째,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plasticity & flexibility) 만들어진다. (Tosi) 디지털 스토리는 컴퓨터의 다양한 기능(versatility)을 이용해서 복합적인 플롯을 만들고, 동일한 사건의 다양한 버전을 보여줄 수 있다(영화 라쇼몽에서처럼). 청자(audience)는 이야기의 한 인물을 맡기도 하고, 극중인물과 상황에 대해 토론할 수도 있다. 컴퓨터와 멀티미디어 기술 덕택에 청자의 흥미에 맞게 수정된 독특한 배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둘째,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보편성(universality)을 갖고 있다. 컴퓨터 가격이 떨어지고 인터넷이 확산됨에 따라, 사람들은 다양한 미디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되었다. 아직 모든 사람들에게 보급된 것이 아니지만, 분명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일반 사람들도 과거에는 부자나 기업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도구나 기계들을 이용해서 전세계 청자를 상대로 개인적이고 예술적인 목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제작자이자 감독이 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셋째,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다른 미디어와 달리 상호교환(interactivity)할 수 있다. 영화, 비디오, TV쇼, 신문 등과는 달리, "일단 디지털 스토리가 웹 상에 뜨면, 창작자와 청자간의 구분이 없어진다." 디지털 스토리 작가는 청자를 초대해서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런 경험들이 본래 이야기에 첨가되어서 또 다른 독특한 이야기로 변형된다. 본질적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모두가 이야기 구성 과정의 참여자가 될 수 있다.

넷째,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공동체를 형성하는(community-building) 힘이 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전도사 워렌 헤그 (Warren Hegg)는 디지털 스토리텔링 운동 덕택에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힘과 스토리의 힘을 표현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고, 그 이야기들을 통해 공동체를 형성한다고 주장한다. 조 램버트(Joe Lambert)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대화의 형태를 재창조한다"고 말한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사람들에게 삶의 내용을 기억시켜 주기 때문에 공동체가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다.

다섯째,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전통적인 스토리텔링에서 성공했던 것과 똑같은 특징들도 공유한다(share many of the same qualities). 우선 디지털 스토리는 친숙한 청자에게 "들려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같은 사람들이 웹사이트에 다시 들어와서 이야기를 읽고, 듣고, 공유할 수 있다. 둘째, 디지털 스토리는 믿을 수 있는 환경에서 이야기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스토리 디자이너들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취미가 맞고 믿을만한 환경을 조성해서 이야기들을 공유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기획한다. 셋째, 디지털 스토리는 실시간이나 적어도 실시간에 가깝게 이야기되어진다. (MOO <객체지향형 머드의 약어. 여러 명이 참여하는 롤 플레잉 게임의 한 종류>나 머드의 이야기, 오디오 클립이나 비디오 이미지를 통해 듣는 것들) 넷째, 디지털 스토리는 스토리텔러에게 피드백과 "듣고 감상"할 수 있는 감각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많은 온라인 스토리텔러들은 청자의 생각과 이야기에 대한 반응을 요구한다.

 (3)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요소

(1) 관점 (point of view) : 성공한 이야기는 관점과 목적이 뚜렷하다. 청자와 이야기의 연결점은 중심 전제를 이야기의 맥락으로 이해하는 정도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잘 짜여진 이야기에는, "우화의 교훈보다는 관점이 분명치 않고, 생각을 필요로 하지만, 일단 감동을 주게 되면 청자 스스로 작가가 의도한 중점을 정의할 수 있다."

(2) 극적 논점 (dramatic question) : 이야기는 도입부분에 중심 의도가 있어야 한다. 본질적으로 극적 긴장이나 "논점"을 정의해야 한다. (예, "로맨스에서 저 여자가 저 남자의 사랑을 얻을까? 모험이야기에서, 저 영웅이 목표에 도달할까? 범죄 추리극에서, 누가 그랬을까?" 등)

(3) 정서적인 내용 (emotional content) : 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이야기는 죽음과 상실감, 사랑과 외로움, 확신과 상처, 수용과 거부 등과 같은 감정적인 내용들이 있어야 한다.

(4) 목소리(gift of your voice) : 디지털 스토리는 해설로 사운드나 저자의 목소리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염두에 두면, 디지털 스토리는 대본을 읽는 것(reading) 대 말하기(reciting the script) 라는 문제에 부딪힌다. 대본을 읽는 것은 지루하고 단조로운 전달 방식이다. 한편, 스토리텔러는 진짜처럼 흥미 있게 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서 목소리를 녹음한다.

(5) 사운드트랙의 파워(power of the soundtrack) : 디지털 스토리는 전반적인 구성의 일부로 음악을 사용할 수 있다. 어떤 음악을 선택했느냐가 이야기의 영향력이나 성공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해를 끼치기도 한다.

(6) 통일성 (economy) : 유기적 통일성을 위해 사운드, 해설, 디지털 스토리의 본문 등에 포함된 이미지를 고르는데 초점을 맞춘다. 연속적인 이미지 작업이 뒤따르고, 이미지 선택으로 이야기의 시작과 결말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

(7) 속도 (pacing) : 속도는 이야기의 리듬과 관계가 있다. 빠른 속도의 영화는 긴박감, 행동, 예민함, 흥분 등을 나타낼 수 있다. 한편 느린 속도의 영화는 명상, 낭만, 기분전환, 기쁨 등을 나타낸다. 디지털 스토리텔러는 이야기의 속도가 전체 내용, 관점, 감정에 적합한지 살펴봐야 한다.

(4) 디지털 스토리텔링 센터


디지털 스토리텔링 센터http://www.storycenter.org는 조 램버트 (Joe Lambert)와 니나 멀린(Nina Mullen)이 공동창립한 예술 지원 센터로서 초보자들에게 디지털 도구를 이용해서 스토리텔링 작업을 하도록 훈련시키는 교육기관이다. 램버트와 멀린은 부부로서 수많은 지역공동체 협력자들과 같이 일하고 있다. 이들의 임무는 사람들이 삶 속에서 의미있는 이야기들을 할 수 있도록 디지털 미디어를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특정 고객, UC 버클리 학생과 교수진, 일반 대중 등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활동과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이 센터는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UC 버클리 대학 교육학과와 연계해서 진행하고 있다.
1994년, 샌프란시스코의 행위예술 기관인 Life on the water가 샌프란시스코 디지털 미디어 센터를 개관했다. 1998년에는 이것이 디지털 스토리텔링 센터가 된다. 조 램버트가 다나 애츨리(Dana Atchley)의 멀티미디어 행위 작품, Next Exit을 같이 작업하게 되면서 이 센터가 발전하기 시작한다.

이 센터의 초점은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다. 미국, 캐나다, 유럽, 호주 등지에서 5000명을 대상으로 단편 영화를 만드는 워크샵을 300회 이상 진행했다. 동시에 Bay Area의 뉴미디어와 인터넷 산업의 핵심이 되어 왔다. 이 센터는 이 지역의 선두 예술가나 제작자들과 함께 수많은 인터넷, 멀티미디어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작업을 도와주고 있다. 이들의 관심은 지역발전, 교육, 사업, 예술을 아우르면서, 500대 기업에서 지역 발전 센터, 학교, 예술 기관에 이르는 고객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이 센터는 뉴미디어와 새로운 담론 속에서 간과되기 쉬운 인간의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센터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말과 미디어를 이용해서 개인적인 디지털 역사를 만들게 한다. 거기에는 스냅샷, 홈비디오, 여러 사건들 등이 포함된다. 여러 플롯이나 초현실적이고 복잡한 스토리라인이 있는 디지털 예술가들의 실험적인 형태보다는, 오디오와 비디오를 이용해서 간략하게 개인의 이야기를 웹사이트에 올리는 것이 초보자에게는 쉬운 작업이다. 따라서, 이 센터에서는 초보자가 효과적으로 미디어 작업을 할 수 있는 독특한 방법론을 개발해냈다. 이 방법론에는 원고 쓰기, 이야기 만들기, 이미지와 비디오를 이용한 미디어 디자인, 디지털 미디어 작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도구 사용법 등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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