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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송재경씨 인터뷰

chauchau0 2005.01.13 16:43

온라인 RPG 새 장르를 만든 전설…이젠 `레이싱` 이다

'바람의 나라' '리니지' 개발자 송재경 최초인터뷰
엔씨소프트 퇴사후 'XL게임즈' 설립 10달째
'개발하랴 경영하랴' 오너입장엔 부담


전설을 만났다. 송재경(37) 또는 Jake Song.

세계 최초로 그래픽 기반의 MMORPG(온라인 RPG)를 만든 개발자. 한국 온라인게임의 지형을 설계한 사나이. 그가 지금껏 개발한 두 편의 게임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는 이후 개발자의 벤치마킹, 그리고 극복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각각 8년과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15만 명 가량의 동시접속자가 두 게임을 즐기고 있다.(물론 이 숫자 뒤에는 그를 이어 게임을 업데이트하고 서비스해 온 개발진과 운영자들의 몫이 크다.)

그런 그가 지난 해 3월 엔씨소프트를 퇴사한 뒤 돌연 자취를 감췄다. 소문이 무성했다. 미국에서 놀고 있다더라, 소니와 야후에서 스카우트하려고 했다더라, 전혀 새로운 개념의 MMORPG(온라인 RPG)를 만들고 있다더라….

엔씨소프트 퇴사 이후 미디어와의 만남을 극도로 피해왔던 그를 게임프라이데이가 처음으로 단독 인터뷰했다. 그는 지난 해 4월 ‘XL게임즈’(www.xlgames.co.kr)를 설립했고 현재 서울 강남구 수서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7명의 직원들과 함께 온라인 레이싱게임을 만들고 있다.

▲ 레이싱 게임을 개발 중인 MMORPG의 전설

현재 그의 직함은 XL게임즈의 CEO. 좀 안 어울린다. 하지만 덥수룩한 머리카락과 까칠한 수염을 한 여전히 개발자의 모습이다. 그는 서른 평이 안 되는 오피스텔에서 7명의 개발자와 함께 게임을 만들고 있다. 출근은 오후 3시, 퇴근은 오후 12시로 자유로운 벤처다.

그런데 모두들 궁금해 하는 ‘신작’이 의외다. 그가 만들고 있는 게임은 MMORPG가 아닌 온라인 레이싱게임. “다른 이유도 있지만 그래픽을 맡은 김민수가 레이싱 게임을 만들자고 해서, 그렇게 결정했다. MMORPG를 만들 생각도 있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처음부터 힘들 것 같았다.” 그를 비롯해 회사 설립 멤버인 김민수, 채윤호 씨가 자동차 마니아인 점도 레이싱 게임 제작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현재 개발중인 < XL 레이싱>은 시각적인 화려함에 중점을 두면서 조작이 쉽고 완성도가 높은 정통 레이싱을 지향하고 있다. 송 대표는 “기술적으로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실제 F1 레이스처럼 24대가 동시에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사실에 가까운 게임을 만들고 싶다. 전투성을 강조한 <리니지>와는 다른 재미를 충족시키고 싶다. 현재 물리 엔진을 만들고 있는 중이며 올해 안에 베타 테스트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이상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 XL게임즈는 ‘ex-lineage 게임즈’?

송 대표를 비롯해 XL게임즈를 설립한 김민수, 채윤호 씨는 모두 엔씨소프트 초창기부터 <리니지>를 개발했던 주요 멤버들이다. 특히 김 씨는 96년 <리니지> 개발 초기부터 송 대표와 단짝으로 <리니지> 개발을 담당한 주역이다. 98년 오픈 당시 그가 담당했던 <리니지>의 그래픽은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었다.

3명 외에도 2명의 개발자가 <리니지>와 관련된 일을 했던 사람들로 XL게임즈의 식구 중 5명이 <리니지>팀이었다. 그런 까닭에 ‘XL게임즈’가 ‘ex-wife’(전 부인)처럼 ‘ex-lineage’(예전에 <리니지>를 만든 사람)라는 의미를 띠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excellent games’(뛰어난 게임)의 약자다. 그런데 몇 달 지나고 나니, ‘ex-lineage’의 약자처럼 보이기도 하더라.”

이렇게 보면 팀원들 모두가 <리니지>와 다른 스타일로 뭔가를 해보고 싶어 레이싱 게임을 선택했다는 말이 그저 빈말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환경은 천지 차이다. 인생에 있어 세 번째 도전이지만 이번에는 개발에만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송 대표는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를 만들 때는 개발자 여서 별로 부담 없었는데, 지금은 오너 입장이 돼서 좀 부담스럽다”면서도 “온라인게임을 예전에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 언제 어떤 것이 필요한지 대략 로드맵이 보인다. 경험이 중요한 자산임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프로그래머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 “<리니지 Ⅱ>는 대단한 게임”

송 대표가 최근 해본 온라인 RPG는 <리니지 Ⅱ>와 <마비노기>였다. 특히 그는 <리니지 Ⅱ>를 “프로듀싱의 승리”라고 높이 평가했다.

“거대한 스케일을 70명이 넘게 2년 가까이 작업하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해외 유명 회사의 프로젝트도 도중 취소되거나 분란이 이는 경우가 많은데 끝까지 이끌어온 프로듀서(배재현 실장)의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 특히 기대 수준도 높아 부담스러웠을 텐데 실망을 저버리지 않은 작품을 만든 점은 칭찬할 만하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최근 MMORPG 대신 전략시뮬레이션 <워크래프트 3>의 모드(변형게임) 중 하나인 <도타>에 푹 빠져있다. 2주 전부터 시작했는데 주말이면 밤을 새울 정도다. 그가 <리니지>를 만들 당시 즐기던 게임인 <디아블로>가 <리니지>에 영향을 주었던 점을 생각하면 향후 게임의 방향을 살짝 읽을 수 있다.

송 대표는 “<리니지> 이후의 게임들은 크게 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그런 MMORPG를 다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대신 <도타>처럼 깔끔하게 딱 즐길 수 있는 스타일에 지속적인 레벨 업 등의 RPG적 요소를 추가해 온라인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멀게는 <심즈 온라인>이나 <카페9>처럼 다양한 인간관계나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예전부터 “현실 세계를 가상 세계로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밝혀왔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강우석 감독이 ‘빨리 <실미도>를 잊어버리고 싶다’고 한 말에 공감한다”며 “<리니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작업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임상훈 기자<game@ilgan.co.kr>
이재진 기자

[추측들]

소니와 야후로부터 스카우트 제의 있었나?

■ 직접 들은 바는 없다. 마리텔레콤의 장인경 사장으로부터 야후의 제리 양이 한번 만나보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또 지인으로부터 소니가 엔씨소프트 퇴사 후 나의 거취를 알아봤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미디어와의 접촉이 없었던 것은?

■ 게임도 없으면서 만나는 것도 우습고, 또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다. 좀더 게임이 모습을 갖추면 그때 공개하고 싶었다

엔씨소프트와의 불화설은?

■ 그런 것 없다. 개발 상의 견해가 달랐고, 좀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나왔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의 퍼블리싱에 대한 설이 많은데?

■ 국내의 N모 사와 원론적인 수준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퍼블리싱 뿐 아니라 개발에 대해 자율권을 인정해주고 시너지를 볼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는 중이다.

[송재경 경력]

86년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수석입학
90년 카이스트 입학
93년 한글과 컴퓨터 입사
94년 머드게임 <쥬라기공원> 제작 참여
대학 동기 김정주와 넥슨 공동 창업
95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RPG <바람의 나라> 개발 시작
96년 <바람의 나라>(넥슨) 상용화
97년 아이네트 입사 후 <리니지> 개발 시작, 엔씨소프트 입사
98년 <리니지>(엔씨소프트) 상용화
00년 엔씨소프트 미국 지사 근무
02년 매킨토시용 <리니지> MMORPG(세계 최초) 미국 상용화
03년 엔씨소프트 퇴사, XL게임즈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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